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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잘 먹고 잘 싸기 | 2014-0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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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싸는 것이 잘 해결되는 인생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일 것이다. 깡마른 몸매에도 거식증에 걸려 죽음을 불사하며 식음을 전폐한 모델의 소식이나 끼니때마다 엄마랑 한바탕 힘겨운 밥 먹기 과업을 치르는 어린아이를 떠올리면 잘 먹는 것도 정말 복 받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또한 잘 내보내는 것인데, 필자가 예전에 응급실 당직을 서면서 새벽에 배변을 못해 찾아오는 어린 여성분들의 노고를 보면 잘 싸는 것 또한 참 복 받은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일단 잘 먹으려면 맛을 잘 느껴야 한다. 음식을 맛보는 데 8할을 후각이 담당한다고 하니 밥알을 세면서 식사하는 많은 분들은 일단 자신이 냄새를 잘 못 맡는 건 아닌지부터 확인해 봐야겠다. 현대인들은 대개가 아연이라는 미네랄의 결핍으로 냄새와 맛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입이 짧은 현대인은 일단은 아연을 섭취하도록 해야겠다. 아연은 카사노바가 즐겨 먹었다고 하는 굴을 비롯하여 호박씨, 계란 노른자, 생강, 완두콩, 메밀 등에 많아 이것들을 챙겨 먹을 필요가 있다. 또 아연 결핍은 여드름과 딸기코의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발표된 만큼, 현대인들의 화두인 피부에도 좋으니 꼭꼭 챙겨 드시길 당부 드린다. 또 고령의 어르신인 경우에는 파킨슨병의 전조로 후각 장애가 나타나기도 하고, 후각 장애가 있는 중년 남성은 파킨슨병을 앓게 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3.3배나 높다고 하니 손 떨림이나 종종걸음(파킨슨병의 증상)을 걷기 전에 미리 조심해야 하겠다. 입맛을 찾았다면 식사량을 조절해 보도록 하자. 미국 위스콘신 국립영장류연구센터의 리치 콜만(R. Colman) 박사 연구팀은 사람에 가까운 영장류인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1989년부터 20년에 걸쳐 칼로리 제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칼로리 섭취량에 따른 노화의 속도 차가 분명하다"고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식사량을 30% 줄인 원숭이군과 보통의 식사량을 공급한 원숭이군을 나누어 총 76마리의 원숭이로 실험하였다. 이 결과 생존율, 당뇨병 유병률, 암 유병률, 심장병 유병률, 뇌 위축도 등 모든 측면에서 식사량을 줄인 원숭이가 훨씬 더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뿐 아니라 당시 결과를 텔레비전으로 방영하였는데 식사량을 줄인 매끈한 피부의 원숭이와 보통의 식사량을 시행한 쭈글쭈글한 원숭이의 얼굴을 비교하면서 시청자들을 경악게 했다. 물론 소아들은 식사량을 조절하는 경우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성장 장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견지에서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먹는 것이 풍족한 대한민국에서는 소아를 제외하고 모든 국민들이 하루 권장량의 칼로리보다 30%를 적게 먹음으로써 건강상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음식을 먹기 시작해서 적어도 20분이 경과해야만 뇌 내의 포만 중추가 자극되어 배가 부르단 걸 느낄 수 있는데, 스트레스성 폭식에 길들여진 분들이라면 여럿이서 옹기종기 모여 대화를 나누면 천천히 식사를 하는 것이 소식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천천히 먹으며 소식을 즐기더라도 밤늦게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할 또 다른 복병이다. 언젠가 연예인이 자신의 다이어트 비법은 오후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밤늦게 먹으면 소화 흡수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비만이 오기 쉽다ㅡㄴ 원리를 간파하여 다이어트에 성공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연예인이 아닌 우리들에게 오후 6시는 너무 혹독하니 9시 정도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고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런 사항들을 잘 지켜 "잘 먹는데" 성공했다면 이제는 "잘 싸는 방법"을 논해 보자. 아일랜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University College Cork) 의과대학 산부인과 전문의 알리 카샨 박사는 1990년부터 2008년 사이 임신한 여성 10만여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는 여성은 유산 위험이 20% 높았다고 전했다.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유산에까지 영향을 미치니 쾌변의 기쁨은 혼자만의 것이 아닌 것이다. 쾌변을 위해서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대장 내의 정상 세균총에 해당하는 유산균을 많이 섭취해 평소에 대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렇다고 꼭 약국이나 마트 등에서 건강 기능 식품으로 유산균을 사 먹을 필요는 없다. 평소에 섬유질이 풍부한 채식을 주로 하고, 유산균이 풍부한 발효 음식과 요구르트를 즐기면 굳이 식사 후 알약을 입안에 털어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도 충분히 쾌변의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양한방 협진을 통한 바른 의학, 이종진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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